메르스 추가 환자와 격리자가 줄면서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구멍 났던 방역망이 다 메워진 게 아니어서 긴장을 늦출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보건 당국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충남 아산충무병원, 부산 좋은강안병원 등 4곳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에 의한 감염이 관건=19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신규 환자(발표 기준)는 지난 14일부터 엿새째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17일 8명, 18일 3명, 19일 1명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격리자도 이날 처음 줄어 5930명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1043명이 격리에서 해제됐다.
사태가 진정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어디선가 또 다른 감염의 불길이 타오를지는 몇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가장 큰 관건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환자가 나오느냐다.
일단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에게서 직접적으로 감염된 사람이 더 나올 가능성은 낮다. 잠복기가 지난 12일 종료됐다. 증상 발견과 검사에 걸리는 시간 최대 5일을 감안해도 환자가 나올 수 있는 기간은 17일까지다.
남은 변수는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55)에 의한 감염이다. 아직까지 그에 의한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137번의 잠복기 종료 기한은 24일이다. 잠복기를 지나 3∼5일은 더 기다려봐야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보건 당국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노출 가능성이 컸던 5월 27∼29일과 6월 2∼10일 병원을 방문한 4만1930명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조사하고 있다. 접촉 가능자 범위도 7000여명으로 넓혔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규 입원 중단=전날 165번째 환자(79)가 발견된 강동경희대병원도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곳이다. 165번은 신장투석실에서 치료받던 환자여서 신장질환이 있는 다른 환자의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당국은 이곳에서 노출된 투석 환자가 109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165번은 지난 13일 마지막으로 투석실을 이용해 2주 잠복기 시점인 27일까지 추가 감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보건 당국은 일반 환자의 신규 입원을 중단시키는 등 이 병원에 대해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이곳의 격리자는 220명이다.
아산충무병원과 좋은강안병원도 추가 환자가 나올 수 있는 후보다. 아산충무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53·여·163번 환자)는 17일부터 격리돼 31일까지가 이 병원의 잠복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곳을 이용한 119번 환자(35·평택 경찰관)와 밀접 접촉한 간호사 10명에 대한 검사를 했으나 1차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강안병원은 잠복기가 26일까지이고, 격리자는 862명이다. 정 센터장은 “다른 집중관리병원 7곳은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추가 환자와 격리자가 줄고 있지만 당국이 주시하는 병원 4곳의 잠복기가 종료되는 6월 말까지는 마음을 놓기 힘든 상황이다. 보건 당국이 사태 종료를 선언하려면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기간이 최소 14일이어야 한다. 신중을 기하면 두 차례 잠복기(28일)나 세 차례(42일)로 해당 기간을 넓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