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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신문

도시가스매몰형밸브 성적서 위조 의혹.. 제 2 한수원 현상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도시가스 배관 밸브가 전국적으로 시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심을 받고 있는 제품은 ‘매몰형 볼 밸브’로 도심 한가운데는 물론 도시가스 배관이 지나는 곳곳 땅 속에 매몰돼있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심각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은 1995년 4월 2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사고의 참혹한 현장. 당시 인근공사장에서 파손된 가스관에서 흘러나온 가스가 지하철 공사 현장에 모여 폭발했다. 이 사고로 101명이 사망하고 202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 박남철 양세훈 기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도시가스 배관 밸브가 전국에 시공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심각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업계에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방사선투과검사(RT, Radiographic Testing) 결과 3~4등급 판정을 받았거나 판독불가 판정을 받은 H사의 ‘매립형 볼 밸브’가 성적서상 1등급으로 둔갑해 도시가스사에 납품되면서 일부의 가스배관과 함께 매설되고 있다는 것.
 

▲땅속 도시가스 배관을 연결하는 볼 밸브의 모습. 크기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다양하다. 양쪽 연결부위에 가스관을 용접하고 비파괴검사를 진행해 안전성 유무를 판독한다. 현재 H사의 볼 밸브에 대한 성적서가 위조됐다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위 사진과 기사내용은 무관함※)

매몰형 볼 밸브란 땅속의 배관과 배관을 연결해주는 주요 장치다.

도시가스배관이나 지역난방에 쓰이는 배관의 긴급보수 또는 교체를 위해 가스공급 등을 중단해야 할 때 차단용으로 쓰이거나 지하 가스배관의 굴곡부분을 연결해주는 제품이다.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최소 20~30년간 땅속에 묻히게 된다.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볼 밸브가 시공될 경우 용접 연결부위에 크랙이 발생하는 등의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볼 밸브가 전국적으로 도심 한가운데는 물론 도시가스 배관이 지나는 곳곳에 매몰돼있어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성적서 조작 의혹이 제기된 제품을 납품받은 도시가스사들이 H사의 볼 밸브에 대해 자체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K E&S,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예스코, 중부도시가스 등 대표적인 도시가스 업체들은 최근 H사 제품에 대해 자체 검증을 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S도시가스 관계자는  "최근 타 도시가스사에서 H사의 성적서 위조 정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S도시가스도 H사 제품에 대한 자체 검증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제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맡아야 할 가스안전공사는 아직 현황파악도 못한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현재 매몰형 볼 밸브의 용접부위에 대한 시험성적서는 제조사와 계약을 맺은 비파괴검사업체가 진행하고 있으며 가스안전공사는 외주품질관리 등록업무처리방법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이번 의혹은 아직 볼 밸브 제조사 간 경쟁으로 불거진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H사는 부인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사태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K사 관계자는 "H사의 시험성적서 위조 의혹이 약 한달전에 시작됐으며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성적서 위조 정황에 대한 물증은 이미 확보했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자료를 요청할 경우 입수한 자료를 공개할 의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또 "원할 경우 K사와 H사의 볼밸브에 대한 공개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혹을 받는 H사 관계자는 "경쟁업체에서 확실치 않은 내용으로 과장해서 비방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까지는 PC(컴퓨터)에서 서류 작성 과정에서 나온 오타로 파악된다"며 "성적서는 판독을 맡은 비파괴 전문업체가 작성했지 우리(H사) 회사가 자체 판독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자가 취재를 위해 성적서를 작성한 외주 비파괴업체의 연락처를 요구했으나 H사 관계자는 주말이라는 이유로 연락처 전달을 거부했다.

이병걸 한국안전방송 대표는 "이번 의혹이 한수원의 성적서 위조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수백 Km의 가스배관이 묻혀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는 가스안전공사도 이번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번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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